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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DACA 아뽀다까 -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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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8-05 18:58 HIT: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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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DACA 아뽀다까

 

 

20156월 어느 날, 나에게 전혀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 일어났다.

너무나 뜬금없이 멕시코 건설현장에 일하러 가지 않겠냐는 제의가 들어온 것이다. 나는 그때까지 멕시코에 관하여 전혀 알지 못했다. 아는 것이 없는 나라였다. 멕시코에 대한 지식은 미국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마약과 마피아 깽단 그리고 애니깽, 축구와 야구를 좋아하는 나라 정도가 전부였다. 잠깐이나마 망설였던 것은 멕시코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해외라는 것이었다. 아시아도 아닌 지구 반대편의 문화까지 완전히 다른 나라에서 장기간의 거주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있었지만 그것은 찰나였고 또 다른 욕망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내가 간 멕시코는 아뽀다까(APODACA)’. 그곳은 멕시코 제2의 도시인 몬떼레이(Monterrey) 옆의 작은 도시다. 도시라기보다는 시골이라는 느낌이 더 강한 곳이었다. 그곳에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의 눈앞에 영화 속의 한 장면이 펼쳐졌다. 특공대가 타고 있는 군용 짚차가 내가 탄 승용차를 앞뒤에서 포위하듯 하면서 달리는 상황을 접하게 되었다. 얼굴에 복면을 한 특공대원들은 실탄이 장전된 기관총과 장총으로 중무장하고 있었다. 그 중 두 명의 시선은 뒤쪽을 향하였으므로 내 쪽을 보는 듯 했다.

, 내가 지금 멕시코에 와있구나라는 현실을 실감했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순간들도 하루 이틀 지나면서 생활이 되니 우리나라에서 마주하는 순찰차와 별 다르지 않았다.

 

내가 소속된 회사와 현지에서 만난 교민들은 하나같이 멕시코는 위험하니 함부로 나다니지 말라는 것이었다. 큰 카메라 들고 사진촬영을 다니다 잘못하면 카메라를 빼앗기는 것은 물론이고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내가 사용하던 카메라는 한국에서는 크다고 생각을 못했는데 멕시코에서는 충분에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카메라였고 꽤나 크게 느껴졌었다.

내가 있었던 곳에서도 크고 작은 뉴스들이 있었다. 작은 도시에 한국인들이 갑자기 많아져서 표적이 되기도 했다.

 

멕시코에 도착 후 한동안은 회사업무에 적응해야 하기에 휴일에도 사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한 달 정도 지나니 조금씩 여유가 생겼고, 다시 사진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큰 카메라를 들고 나갈 용기가 없어서 주머니에 들어가는 작은 카메라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몬떼레이의 큰 마트와 백화점을 모두 돌아봤지만 원하는 카메라는 없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한국 친구에게 부탁해서 미국을 경유하는 어려운 코스를 통해서 나의 손에 도착할 수 있게 되었다.

 

드디어 사진을 찍으러 나갈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혼자 처음으로 멕시코 시내를 향해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섰다. 내가 생활하는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중앙광장이 있었다. 첫 사진 나들이는 그곳까지 걸어갔다 오는 것이었다. 한국에서였다면 아무것도 아닌 거리지만 그때 나에겐 대한한 미션이었다. 스페인어도 영어도 서툰 동양인이 카메라를 들고 나서기엔 그동안 들은 많은 이야기들 때문에 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첫 나들이를 하는 매 순간 긴장의 연속이었다. 뒤에서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콩닥콩닥 거렸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서 순간순간들을 기록하면서 무사히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왔다는 생각과 함께 이거 뭐 별거 아니잖아라는 무모함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나의 멕시코 사진이야기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일요일에 한국인 동료들은 가까운 유명 관광명소들을 찾았지만, 나는 멕시코의 서민들이 살고 있는 동네가 더 궁금했다. 나와 함께 일하는 멕시코 노동자들이 살아가는 공간이 궁금했다. 한국에서도 나의 사진적 관심은 서민들의 생활상이었기 때문이다.

 

6일을 일했고, 하루 쉬는 일요일은 멕시코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즐거운 날이었다.

내가 운이 좋았던 것도 있겠지만, 내가 본 Apodaca아뽀다까 풍경은 평온했고 그곳 사람들은 굉장히 친절했다. 긍정적이고 밝은 기운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아주 가족적이었다. 가까이이서 함께 일하고 생활했지만 그래도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내 눈에는 그렇게 좋게 보였다.

 

나의 멕시코에서의 사진은 크게 두 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나는 노동자들이고, 다른 하나는 그들이 살아가는 마을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에서처럼 멕시코 서민들의 생활상을 조금이나마 거리에서라도 느껴보고 싶었다.

같이 일했던 노동자들이 살아가는 동네를 보고 싶었다.

 

멕시코는 큰 나라여서 지방마다 기후와 문화풍습 등이 많이 다르다.

그래서 내 사진 속 장면들은 멕시코가 아닐 수도 있다.

그곳은 ‘APODACA아뽀다까.

 

 

2019. 7. 전시를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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